티스토리의 미래

문득 생각이 든게 티스토리의 미래입니다.

 

필자는 과거에 쓴 글들을 종종 읽습니다. 블로그 글을 쓰다보면 새벽에 술을 마시며 쓰는 일도 많은데 시간이 지나 다시 보면 이게 내가 쓴 글인가 ~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런 포스트 중에 티스토리에 대해 쓴 글들이 많습니다.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2021년 초에 좀 그런 글이 많았던 것 같아요. 지금 시점에서 돌아보면 매우 순수했었고, 티스토리의 정책변경을 우려하기도 했는데 지금 티스토리가 하는 일들을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 같습니다. (늬앙스 적으로...)

 

결론적으로 결론을 내버리면, 애드센스 포럼 등 티스토리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고인물들의 게시물들을 보면 블로거들이 아니라 티스토리 기업 자체에 대한 미래가 없습니다.

 

블로거들이야 뭐 본업도 있고 부업도 있고 할게 많지요. 티스토리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던 사람이라면 (그게 뭐 전업이 아니라도) 그러한 성실성과 노하우를 가지고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도 괜찮은 수익을 낼 수 있을거라 봅니다. 블로그 콘텐츠는 그 자체는 크게 효과가 낮지만 다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바탕으로써는 썩 괜찮습니다.

근데 문제는 티스토리인데요. 6월달에 그런 공지를 하고, 그런 것 까지는 다들 이해합니다. 그런데 그 후 공지사항 하나만 봐도 느낌이 오는데... 아- 이거를 뭐라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저도 회사원, 자영업, 노가다 등 각종 일들을 거쳤지만, 촉적으로 보면 티스토리는 지금 딱 망하기 전에 회사가 하는 행동을 한 95% 정도 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뇌피셜이니까 티스토리는 너무 탄압하지 마시길;;;)

 

왜냐하면 이런 촉이 딱 촉적으로 오면 그 기업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몇년 지나고 또 보면 자연스럽게 도태되더라구요... 티스토리의 지금 모습이 그렇게 보입니다.

 

티스토리 공지에 대해서는 아래 게시물에서 리뷰했습니다. 근데 그 후에 티스토리는 또 몇가지 이상한 행동을 했는데, 이건 일반인들은 잘 모를겁니다. 필자는 고인물은 아니라 주장하지만, 뭔가 이런 일들을 겪으면 냄세는 맞습니다.

 

티스토리 자체 광고 2차 공지 리뷰 (tistory.com)

 

티스토리 자체 광고 2차 공지 리뷰

티스토리가 자체 광고에 대한 2차 공지를 했습니다. 아마도 각종 커뮤니티의 거센 바람에 뭔가 대응을 안할 수 없는 위기를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건 잘한점) 유저들의 불만의 소리를 듣

digiconfactory.tistory.com

 

티스토리는 두차례에 걸쳐 공지사항을 업데이트 했는데요. 마지막에 업데이트한 내용이 아래와 같습니다. 그리고 이 광고 정책 변경 게시물이 티스토리 블로거들에게 주의를 끌고 미디어 쪽에도 들썩들썩 할 것 같으니까 많은 블로그들이 보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알림을 변경했습니다.

 

 

 

-> 바로 요런 행동들이 제가 경험했던 망하는 기업이 말기에 주로 하는 행동인데요. 그래서 오늘의 제목 티스토리 멸망각? 으로 잡았습니다.

 

티스토리가 무료로 서버와 CMS를 유저들에게 사용하게 해준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제가 커뮤니티를 돌아본 결과 유저들도 티스토리에 대해서 뭔가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티스토리로 부업하고 밥먹고 산 블로거들은 기꺼이 티스토리의 수익성 사업을 도울 의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문제입니다. 일방적으로 본문 상단과 하단 중에 입맛에 맞는 자리를 요리해서 냠냠냠 먹겠다고 하는데, 이것은 심각한 방식이지요. 최소한의 더하기 빼기도 하지 못하게 유저들을 깡그리 무시하는 방식입니다. 이게 내부적으로 왜 그랬을지 대략 짐작은 가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 최소한도로 티스토리 공지에서 유저들의 의견을 모았다면 어땠을까 - 아쉬움이 있습니다. 티스토리가 대기업 카카오의 계열사이고 여기가 자랑스런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 아닌가요? 기업이면 마음대로 다 해도 되는, 그런 독재 개념인지 모르겠는데 그런 생각이면 좀 잘못된 것이 맞습니다.

 

커뮤니티에 보면 유저들의 아이디어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티스토리 유료화를 하자.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티스토리 블로그에는 자체 광고를 빼준다면 기꺼이 돈을 내겠다 - 이런 블로거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평가한 댓글도 봤습니다. 그런데 인제 티스토리는 그냥 내가 플랫폼의 주인이니까 다 먹겠다는 거지요. 그 생각은 이해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제 네이버 보다도 더 생각이 짧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입니다. 우리가 티스토리 진영 옹호하면서 네이버 까고 있을 때 설파했던 티스토리의 장점이 모두가 사라지는 겁니다. 그러면 딱히 티스토리의 존재 가치가 뭐가 되는지? 그런 VALUE에 대한 제시를 해야 되는게 대기업 아닐지... 이게 그렇게 어려운 건지 모르겠네요.

 

티스토리는 우리가 유저들에게 이렇게 티스토리 CMS를 수십년간 무료로 제공하고 서버 공간을 쓰게 해줬기 때문에 이제 우리에겐 합법적으로 거위의 배를 갈라서 '황금알'을 수확할 권리가 있다 - 라고 믿을 수 있습니다. 그건 그럴 수 있습니다. 땅파서 그런 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한편으로 유저는 티스토리에게 돈을 받고 포스팅 열심히 한 거는 아니잖아요. 티스토리가 블로거에게 돈을 줬나요? 그 유저들이 없었다면 카카오가 인수 했을까요? 이번달 영업 종료하는 이글루스와 티스토리가 10년전에 차이점이 뭔가요?

 

이런 질문들은 생각보다 쎈 질문이고 질문하기도 어렵고, 답변하기도 어려운 질문입니다. 해서 이 정도로 마무리 해야겠네요.

 

*저는 이 IT짭블로그 말고도 티스토리에 여러개의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조회수나 수익은 없지만 취미적으로 쓰기도 하고 좀 길게 보고 포스팅을 해왔던 건데요. 쪼개서 쓰다 보니까 포스팅 수 자체는 많습니다. 자세히는 안세봤지만 그래도 수백개는 되는 것 같은데요. 티스토리의 미래 비전이 이런 식이라면 그것들을 다 뽑아서 워드프레스로 이전할까 점점 더 고민하게 됩니다. 특히 티스토리가 공지를 여러번 바꾸면서 6월 말이라고 저러고 앉아 있는데 뭔가 모르게 이게 유저로써 좀 괘씸하게 보입니다.

 

이  짭블로그는 최후의 보루지만 그 외 티스토리에서 운영하던 블로그들을 단번에 뿌리를 뽑아서 워드프레스로 옮길까 말까 자꾸 고민하게 되네요. 그걸 워프에 이식 시켜도 유지비는 바로 나오는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들은 다음에서 유입이 거의 없습니다. 키워드가 다음의 유입과 상관이 없는 것들을 주로 하기 때문인데요.

 

티스토리의 6월 초 공지 이후 이 블로그를 제외한 다른 티스토리 블로그들의 포스트는 중단한 상태입니다. 그 시간에 워드프레스를 다시 셋업하고 있지요. 기존에는 워프보다 티스토리를 더 많이 했는데... 티스토리의 이러한 애매한 정책, 내가 원하는 것을 골라먹겠다는 그 체리 피커적인 마인드 - 거위 배를 갈라 마음껏 황금알을 가져 갈 생각이 아닌가 -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커뮤니티에 보면 관성이 무섭다고 티스토리에 길들여진 일부 '황금알을 낳는 거위들'의 딜레마가 있지요. 그 우화처럼 진짜 그렇습니다. 도망가려고 해도 관성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에이 그래도 월 얼마라도 나오는데~ 그 동안 티스토리에 투자한 시간이 얼만데, 이제 와서 무슨 워드프레스야~ 그까짓거 티스토리에 수수료 좀 떼준다고 생각하면 되지.'

 

이게 어려운 거지요. 지금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겁니다. 살다 보면 뭔가는 계속 선택을 해야 하고 분기점이 오는데 지금이 바로 그 선택의 순간같습니다. 우리는 티스토리가 더 잘 해주고 유저들(블로거들)에게 혜택을 주고 잘 해주기를 바랍니다만, 위에서 말한 것 처럼 망하기 직전의 회사들이 하는 행동을 하는데... 그래요, 그럼 티스토리 블로거들이 티스토리 본사를 대신해서 열심히 포스팅하고 SEO잘해서 티스토리 하드 캐리하면 되나요?

이와 같은 질문에 현실적인 답이 멀리 있다면... 조금 생각해볼 시간입니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건 티스토리가 그런 식의 일방적인 공지를 띡 던져놓고 마음대로 추가하는 그런 방식... (참으로 중소기업 보다 못한 몹쓸 방식이지만~ 한번 참아줌)

 

그 보다 유저들과 소통을 통해 함께 티스토리의 다음 시대를 열어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긴 합니다만, 허무한 생각이겠지요. 지금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저도 피로감이 많아져서 점점 마음이 뜰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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