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잡설 - 티스토리와 워드프레스

서서히 밀려가는 티스토리 왕국

티스토리에 포스트를 안한지 상당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원래 1일1포는 지키려고 했고 많은 경우 여러개의 티스토리 블로그를 키우기위해 하루에 3-4포도 쓰고 했는데요. 6월말 티스토리 자체 광고 송출 시작 후에는 저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손을 떼고 있습니다.

 

티스토리는 이 짭블로그와 3개 정도의 블로그를 키우고 있었는데 수익이 아주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성장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 성장은 유입량과 애드센스 광고 수익을 말하지요.

 

솔직히 말하면 저가 키운 티스토리 블로그의 트래픽의 대부분은 구글과 네이버의 유입량 증가에서 왔었습니다. 티스토리라는 시스템안에 순수한 유저 입장에서 보면 수많은 모순이 들어있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티스토리가 애드센스를 달고 가져가는 수익은 실상 상당수가 구글과 네이버 트래픽에 의존합니다. 제대로 키운 블로그일수록 다음의 트래픽이 없지요. 뭐 플랫폼 입장에서 보면 다를 수도 있습니다만, 그건 거기 경영자들과 월급받고 일하는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고 티스토리가 2개월 전의 사태에서 보듯이 유저들과 일절 소통은 안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의도를 알수가 없지요.

 

티스토리가 망해가는 것은 다른게 아니라 그 동안 티스토리의 트래픽 점유율을 떠받치던 고인물들, 진짜 사용자들이 급속히 이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 정도는 레전드 티스토리 블로거들에 비해 존재감이 미비하지만 티스토리 블로그 중에도 대단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중 본격적으로 워드프레스로 이전한 사람들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이 사람들은 티스토리의 지원이 아니라 플랫폼만 사용해서 스스로 블로그를 성장시킨 사람들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구글에서 워드프레스가 티스토리의 트래픽을 밀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포스팅 3000개 4000개 이렇게 티스토리에 쓰던 사람들이 워드프레스에 이미 수백개 이상의 포스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라면 두달이면 수백개가 나오지요. 블로그 포스팅은 엄밀히 말하면 글짓기가 아니라 SEO에 따른 문서 작성입니다. 문서 작성의 방법을 아는 사람들은 하루에 수개에서 수십개 이상까지 포스트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이 최신 정보의 포스트들이 한달 두달... 이렇게 워드프레스에 업데이트 되고 티스토리의 업데이트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역전은 순식간입니다.

 

워드프레스의 단점

 

워드프레스는 속도나 SEO최적화에서 티스토리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제대로 키우면 후반부 역전 현상은 가속화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워드프레스에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가장 큰 단점은 역시 초보자가 다루기에는 무리고 그 초보자가 쉽게 사용하려면 돈을 내야 합니다. 그 비용이 또 만만치가 않습니다. 잘 찾아보면 저렴하게 시작할 수 있는 호스팅(클라우드 말고)이 있는데 문제는 유저수가 적어서 활성화가 안됩니다. 유저수가 많고 커뮤니티가 쎄진다면 초보자가 진입하기 더 쉬워질텐데요. 그런 방향으로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게 시장성이 있으면 벌써 커뮤니티가 뛰어들어야 하는데 많이 미약하지요. 진짜 시장성이 괜찮을 것 같으면 필자가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데 그럴 가치는 못느낍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블로그 시장이 네이버와 구글 SEO(기존의 티스토리 블로그) 두개로 양분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메이저는 네이버블로그이고 지금 일어나는 현상은 티스토리의 일부 이탈이기 때문입니다. 티스토리의 얼리이탈러들만을 위해 뭔가 커뮤티티를 만들기엔 시장이 좁아 보입니다. (노력의 가성비가 쉽지 않다)

 

티스토리의 추가 수익 모델

며칠전에 티스토리에서 카카오하고 묶어서 스토리 크리에이터를 만든다고 하는데 이게 거기서 말했던 추가 수익모델 같습니다. 솔직히 포인트를 모르겠고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사실 공지사항엔 티스토리 망하라는 저주나 그들의 행태를 비난하는 욕도 많고 장문의 충고글도 다양하다...)

 

이게 그것 같은데 잘 포인트를 모르겠습니다. 십수년 전에 네이버 블로그에서 도입한 인플루언서 방식을 지금에 와서 비스무리하게 스토리 크리에이터라고 갖다 붙인 듯 한데요. 뭐 아이디어니까 그렇다고 쳐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 같은 경우 티스토리를 하는 목적이 인플루언서가 될려는게 아니라 글을 쓰는 것과 애드센스 등 각종 수익모델을 먹을 수 있어서 하는거고 다음 쪽이나 카카오에 노출되서 득본일은 거의 1년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해서 이런게 의미가 있을까 싶네요. 인플루언서 될려면 네이버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하겠지요.

 

신뢰성 부족

 

티스토리는 인플루언서를 소비하는 유저층도 얇지만 무엇보다 카카오에서 티스토리의 플랫폼이 부실합니다. 네이버처럼 지역정보, 각종 협찬과 체험단, 스마트스토어, 제휴마케팅 등 제대로 갖추고 트래픽이 나오는게 없지요. 네이버 예전에 블로거지로 오명도 많았고 알고리즘 바뀌는 것에 대한 욕도 많이 먹었지만 어쨋든 그들은 나름의 견고한 생태계가 있습니다. 네이버 인플루언서 중에는 인지도를 쌓아서 유튜브로 진출해서 대성한 사람들도 꽤 나왔습니다. (당시에는 네이버가 돈이 안된다고 나왔지만 그들도 초기에 네이버를 통해 인지도와 전문성을 쌓은 점은 인정할 것임)

 

그렇다면 티스토리는 어떨까요? 티스토리에서 가장 성공한 블로거는 애드센스 책쓰고 강의팔아 돈번 사람들입니다. 그것들도 성공이라고 쳐야지요. 그런데 그 다음이 있나요? 물론 그들에게도 그 다음 전략이 있을 겁니다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순간 책쓰고 강의 파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또 그 평가들을 보면 선순환이 이뤄지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쓰다보니 예전에는 저가 그런 것들(강의팔이 등)을 신랄하게 비판도 했는데 이게 오래 하다보니까 점점 비판하는 글도 잘 못쓰겠네요. 또 최근에 티스토리 사태 이후 로그인 정지도 먹었기 때문에 의욕도 안납니다. 그냥 진작에 티스토리를 떠나지 못해서 남아있는 그런 기분이네요.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6월 말 이후 티스토리 플랫폼에 대한 창작의 의욕이 팍 꺾였습니다. 여러가지로 시도를 하면서 길게 가져갈 수 있다고 믿었는데 신뢰의 손상입니다.

 

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서 지금 당장 그 황금을 챙기면 기분이 좋고 우쭐해집니다. 그러나 배를 가르는 동안 오리는 죽어버리는데 이 비유의 진짜 의미는 티스토리가 손상시킨 유저들의 신뢰입니다.

 

기업은 돈을 버는 일을 하지만 그건 장사꾼이 돈을 버는 일을 합니다. 기업과 장사의 차이점은 사회적 신뢰입니다. 장사꾼은 적당히 물건을 팔아도 계속 장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은 그럴 수 없지요. 이것은 필자의 뇌피셜이 아니라 실제로 이 나라의 정부 시스템이 그렇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전통시장에서는 사장님이 적당히 물건을 팔아먹고 손님도 적당히 흥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명동에 있는 명품 백화점에서는 엄격하게 물건을 판매하고 거기서는 손님의 흥정도 통하지 않습니다. 실제 민법의 판례에서는 장사꾼이 적당히 흥정을 해도 사기가 아니라고 하는데(이거 이태리제 진품이야~라고 해도) 백화점의 경우 물건가지고 조금만 장난을 쳐도 불법이라고 판결하기도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정보가 많아서 조그마한 꼬투리도 잘 잡아낸다)

 

티스토리가 그냥 구멍가게도 아니고 장사꾼도 아니지요.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 카카오 그룹에서 블로그를 담당하는 아주 높은 플래폼입니다. 명품 백화점이 아니더라도 전국구 전문샵 정도는 됩니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했던 이글루스는 올 6월에 문을 닫았습니다. 이글루스 블로그에 들어가보면 외관은 티스토리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올드한 스타일이 더 정감도 가지요. (네이버 레이아웃하고도 비슷) 티스토리는 대기업 계열사라면 소비자 신뢰를 지키는게 자기들의 일이지요.

 

6월 사태가 욕을 많이 먹은 것은 티스토리가 구멍가게 였다면 사람들이 별로 신경안썼을 겁니다. 오히려 티스토리를 지지했을겁니다. 돈이 없을테니까 우리가 광고라도 달아주자. 두개 달아주자~ 그런 목소리도 나왔을 겁니다. 근데 티스토리는 카카오 산하에 있고 다음이라는 그래도 꽤 강력한 포탈이 뒷배경인데 이게 유저들이 봤을 때는 말도 안되는 거지요. 물론 영업이익이 어쩌고 그런 말이 경영자들의 방패지요. 대학교에 가면 경영학 교과서에 나와있습니다. 기업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윤 창출이다- 블로거들도 다 그걸 알지요. 맨날 그런 교과서들 가져와서 포스팅하니까 대부분은 잘 압니다. 그런데 이 방식이 잘못됐다 이거지요. 강남 한복판에 빌딩을 세워놓고 X대문 시장에서 장사하는 것 처럼 하니까 사람들이 신뢰를 잃어가는 겁니다.

뇌피셜

결론을 내기엔 티스토리 신뢰 문제는 서서히 잃어가는 단계라 뇌피셜로 마무리합니다. 원래는 새로운 블로그 전략에 대해 포스트할려고 했는데요. (티스토리+워프+네블 통합전략) 지난 2개월간 티스토리에 대해 가졌던 불만들을 토로하다 보니 벌써 3000자는 능히 적어버렸네요;;;

 

오늘의 뇌피셜은,

 

- 고인물들의 티스토리 이탈 진행중

 

- 점유율 하락이 지속될 것

 

- 추가 수익 모델은 검토가치 없거나 낮다

 

- 신뢰도 하락은 심각한 수준

(뒤로 갈수록 신뢰도는 치명적이 될 듯,

티스토리 같이 번듯한 기업일수록

신뢰도의 임계점을 넘었을 때 한방 훜?)

 

*개인적으로는 티스토리에 기대가 없습니다. 혹시라도 정신차려서 집나간 며느리 돌아오면 시어머니의 마음으로 받아 줄 수도 있을텐데, 그게 아닐거면 다른 전략으로 장기에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워드프레스를 하면서 새로운 블로그 전략을 계속 구상 중인데 다음 포스트는 새로운 통합 블로그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마음같아서는 여기에 글을 그만쓰고 싶은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여기에 글을 써야 많은 사람들이 보고, 또 그덕을 필자도 어느정도 보고 있으니까 되돌려 준다는 마음입니다. 뜸하지만 당분간은 티스토리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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