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다 보면 겉돌때가 많다.

 

수많은 교재와 튜토리얼에 치이고 어느 순간에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럴때 선배들의 조언들도 거의 정해져 있다.

 

'튜토리얼을 그만하고 프로젝트를 해보라'

 

그것도 맞는 이야기다. 목적을 가지고 하는 코딩과 그냥 취업과 학습을 위한 공부는 차이가 있다.

 

그에 대한 해답으로 유튜브 초기 멤버 자베드 카림의 첫번째 비디오를 보면 영감을 받을 수 있다. 유튜브의 시작을 알리는 조약한 초창기 유튜브 사이트에 최초로 업로드한 비디오이다. 이 비디오는 성지순례가 되면서 1억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업로드는 2005년에 되었다. 당시 막 개발한 유튜브 시스템에 업로드 한 첫번째 영상이다. 아마 테스트 목적으로 올렸을 것이다.

그때는 아무도 유튜브를 모르는 상황 

 

자베드 카림은 구글에 유튜브를 매각하면서 큰 재산을 벌었다. 현재의 그의 재산은 1.4억 달러 (한화로 약 1700억원) 정도 이며 그 시작을 알리는 me at the zoo 라는 동영상이다. 유튜브 최고이자 최악의 동영상으로 남아있다.

 

me at the zoo

 

자베드 카림

 

 

 

Me at the zoo - 나무위키

Alright, so here we are in front of the, uh, elephants. Uh. The cool thing about these guys is that, is that they have really, really, really long, um, trunks, and that's, that's cool. And that's pretty much all there is to say.네, 그러니까 우리는

namu.wiki

 

 

Jawed Karim Net Worth

Jawed Karim net worth: Jawed Karim is an internet entrepreneur who has a net worth of $140 million. Jawed Karim is most famous for being a co-founder of Youtube.com

www.celebritynetworth.com

자베드 카림은 물론 시대의 풍운아이다. 보통 VC업계에서 창업 멤버가 그 정도의 부를 얻는 것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라고 한다. 벤처 캐피탈이 10개의 기업에 투자하면 평균적으로 8개의 기업이 3년내 문을 닫고 1개 혹은 2개의 남은 기업이 어마어마한 ROI (Return of investment) 투자 회수를 하여 8개의 문닫은 기업의 손실을 감안하고도 엄청난 수익을 낸다고 한다.

 

 

쉽게 말해 날고 기는 10명의 창업자들에게 돈을 주면 8명은 망해서 파산하고 1명 2명이 벌어주는 돈이 수십배를 번다는 것이다. 결과론 적으로 지금 유튜브의 모습을 보면 이해가 된다. 유튜브의 명성이 없던 2005년도로 돌아가 저 정도의 질낮은 영상을 보면서 수백억을 투자할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돈을 번다. 도박이다... 실제 VC 매니저들도 자기들끼리 그런 이야기를 한다.

 

2005년이면 IT 닷컴 버블 후에 IT산업에 새로운 시대가 이제 막 열리는 시점이었다. 유튜브는 최고의 타이임에 실리콘 밸리의 VC벤처캐피탈에 올라탔다. 결국 구글에게 인수되어 사람들을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하고 있다. 이제 유튜브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어졌다.

 

지금 보면 저 조약한 동영상 프로젝트가 얼마나 혁신적이었는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알았다면 저렇게 영상을 찍지 않았을 것이다. 좀 더 화려하게 보여주려 했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억만장자가 될거니까.

 

프로젝트를 하라는 말은 좋은 말이다. 그건 컨텐츠가 있다는 말과도 비슷하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결국은 시대를 잘 만나야 되고, 그 안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시대와 공감력이 가장 높은 소수의 기업과 사람들에게 승리의 왕관이 주어진다. 유튜브와 동시기에 동영상 플랫폼으로 경쟁하던 회사들 (vimeo 같은)은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 남아는 있지만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물론 구글의 유튜브라도 모든 나라의 지역상권까지 다 접수하진 못했다. 한국에는 아프리카 TV가 건재하고 일본에는 니코니코동화가 건재하다. 즉 매우 지역화된 컨텐츠 까지 다 잡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시장의 다양성으로 봐야한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BJ문화까지 구글은 이해할 수 없다. 왜냐하면 미국 사람들이니까. 한국사람들의 밥상에 뭐가 반찬으로 올라왔는지는 모른다. 사실 관심도 없을 것이다. 그들이 내거는 것은 오로지 인류의 보편적 가치다. 지금까지는 근 사한 선발된 사람들이 TV방송국에 취직해서 하던 일들, 그 정보의 파워를 일반인들. 심지어 길거리 청소부에게 주면 어떨까? 정말 리얼하지 않을까? 그것을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동네 아주머니가 20년의 노하우로 구운 쿠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고 싶지 않을까?

(웬만한 쿠키 굽는 영상은 100만 단위 조회수다;;; 아주머니 그동안 몰라뵈서 죄송해요;;;;)

 

거기에 있다. 일상의 파워. 그것을 전 지구단위로 묶어 준 것이었다. HTML이 글자와 이미지에서 전세계를 묶는 혁명을 일으켰듯이 동영상도 마찬가지 였다. 그리고 동영상은 그 파워가 훨씬더 막강했다. 이미지와 영상은 텍스트 보다 6만배 더 많은 정보를 단시간에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그 연구을 일반인에게 설득하기 위해 굳이 증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유튜브가 증명했다.

 

C언어 창시자 데니스 리치의 업적은 공학도에게 스티브 잡스 이상으로 존경받을 수 있겠지만 스티브 잡스나 빌게이츠 처럼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하지는 못한다. 기술은 인간을 영화롭게 하는 순간에 조명을 받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사람들에게 필요한 형태로 쉽게 다가가지 못하면 그들만의 리그에 남아 있게 된다. 물론 그런 인류의 유산들이 지금의 인류를 풍요롭게 해주는 것은 사실이다.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했던 반 고흐. 그는 끓임없는 가난과 고독에 시달렸다. 평생을 동생에게 생활비를 받으며 살았다. (그래서 동생과의 수많은 서신이 남아있다는 것은 매우 큰 다행이다. 인류 최고 예술가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빈센트 반고흐 소개 - 널 위한 문화 예술

반고흐의 일생 - 케네스 스피치

 

이 포스팅에서 좀 무리스러운 내용을 진행하는 것은 요즘 추세인 인문학과 예술과 경영의 융합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다. 예상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 블로그를 하면서 굳이 주제에 제한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 코딩이 주제긴 하지만 바깥의 이야기를 코딩과 연결짖는게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다시 유튜브로 돌아와서 어리숙해 보이는 청년의 미래가 이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어수룩한 모습에 감춰진 그의 내면은 어땠을지 우린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바라보면 좀 다르게 보인다.

 

우리가 무엇을 배운다는 것. 세상의 수많은 기술과 예술이 있다. 그 중에 하나 두개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이 잘되길 바란다. 잘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삶을 망치지 않기를 바라며 열중을 한다.

 

코딩 학습을 하며 목적을 중요시 해야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그런 의미도 모른체 그저 코딩을 할 뿐이다. 근데 그게 또 그런 것이다. 다들 좋은 여건에서 일을 하며 만족을 얻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이 빨리 변화되는 사회에서 그게 쉽지가 않다. IT 프로그래머들은 평생 학습을 해야한다. 기술의 변화가 타 분야에 비해서 매우 빠르기 때문에 빨리빨리 새로운 기술(주로 응용기술)을 습득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자베드 카림 같은 사람은 한번의 대박으로 인생이 쫙 폈는데 라고 생각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삶은 나아지지 않아도 여전히 웹의 UX를 디자인하며 구현하고, 서버를 최적화하고 ,새로운 하드웨어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설계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꿈을 꾸며 고된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생각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아마 다 각자의 꿈이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성공을 바라고 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그냥 이 일이 좋아서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의 꿈은 소박할 것이고 어떤 사람의 스케일은 스티브 잡스 급일지 모른다.

 

 

그건 사람마다 전부 다르다고 보는게 좋다.

(이제 많은 사람을 소위 도매급으로 묶는 개념은 별로 의미가 없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시대는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 VC들은 그런 것을 많이 봐왔다. 물론 그들은 실적에 대해 냉정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도 사람인지라 정신적, 감정적인 소모가 엄청나다. 매일 하는 일이 누구는 망해서 저 낭떠러지로 굴러가고 누구는 저 하늘위로 훨훨 날아가는 것을 본다. 그 길목에서 입장료를 판다고 보면 맨정신으로 있기가 힘들다. 즉 가치관이 일반인과는 좀 다를 수 있다.

 

유뷰브 뿐 아니라 아직 닷컴 버블 후 유니콘 기업들의 신화를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이제 IT로 더 이상 금광러시를 하지 않는다. GAFA는 금광이 아니다. 그들은 시장의 지배자가 되었다. 주요 IT분야에 그들이 손대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구글은 각각 수천억원대 자산가치가 있는 240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구글 240개의 자회사 리스트

 

List of mergers and acquisitions by Alphabet - Wikipedia

Wikimedia list article Google is a computer software and a web search engine company that acquired, on average, more than one company per week in 2010 and 2011.[1] The table below is an incomplete list of acquisitions, with each acquisition listed being fo

en.wikipedia.org

 

많은 사람들은 이제 IT계열에서 안정적인 조직과 직업을 원한다. 얼마나 세계가 불안정한지 이제 알기 때문이다. 올해는 사람들이 바깥에 나가기 힘들어지면서 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

 

유튜브는 정말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인가? 라는 질문은 이제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이제 생활이 되었으니까.

 

한편 코딩을 하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보면 또 그런 꿈을 꾸지 않을 수는 없다. 여전히 무언가에 재미를 느끼고 만들어 내야 한다. 그 일이 의미가 있건 없건 간에. 그런데 오래 하기 위해서는 동기 부여가 중요하니까 일단은 재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다행히도 재미는 더 있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IT산업에 점점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고, 파이썬의 도약으로 코딩은 점점 더 대중화 되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대해서 궁굼해 하고 있다. 현재의 보상이 적거나 없더라도 미래의 보상이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면 젊은 사람들이 견딜 수 있다.

 

저 엉성한 동영상의 재생 횟수는 1억회 이상이다. 거기 들어가서 사람들이 지금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보다가 다시 코드를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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