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키보드에 대한 관심은 없었다. 그런데 많은 시간 글을 쓰고 코딩을 하다 보니 손목에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결국 3년 넘게 사용한 로지텍의 멤브레인 키보드를 처분해 버리고 키보드를 구매했다.
여러가지 키보드에 눈팅을 하다가 동네 오프라인 매장에 이 제품이 있었다. 처음엔 살 생각까진 없었는데 11만9천원 제품을 9만5천원으로 할인했기에 살 수 있었다. 또 마침 텐키리스 제품이 필요했다.
키보드를 쓰다보면 넘패드는 잘 안쓰게 되는 것 같다. 주로 숫자 입력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데 만약 필요해지면 별로로 넘패드를 사야지라고 생각했다.
요새는 저렇게 숫자패드만 따로 뺀 제품들이 보급된다. 보급형은 기계식도 아주 그렇게 비싸지 않다.
처음에는 숫자패드가 빠지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빼고 나니까 좋은 점이 많다. 우선 마우스와 오른손과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이게 생각보다 컴퓨터에 앉아있는 사람에겐 상당히 중요하다. 마우스가 멀어지면 어깨를 넓게 벌리고 앉아 있어야 하는데 장시간 않아있으면 몸에 부담이 된다.
양손을 텐키가 빠진 만큼 가까이 둘 수 있다는 것도 전체 자세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어깨를 넓게 벌리면 그만큼 허리와 하체에 무게가 더해진다. 양손은 가슴에 가까이 있는게 앉은 자세를 지탱하는데 편안하다.
유튜브에도 많은 리뷰가 올라와 있다. 리뷰어 분들이 기능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하셔서 도움이 된다. 사실 전문용어가 많이 나와서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의견으로 이해했다.
해외 리뷰도 꽤 많았다. 외국산이다 보니 국내보다 해외 사용자가 더 많은 듯 하다.
한달 정도 이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코딩과 글을 써본 결과 쓸만하다.
다만 기계식 특성상 높기 때문에 팜레스트 없이 사용하면 손목이 아플 것이다.
키보드에 붉은 빛이 감도는 것도 처음에는 별로 였는데 지금은 적응이 되었다.
유튜브 영상들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FN 버튼과 방향키 조합으로 다양한 라이트가 연출된다.
청축의 소리도 처음에는 좀 부담스러웠는데 나중에 가면 익숙해진다. 키보드를 치고 있는 것과 안치고 있는 것의 구분이 잘 된다. 이것은 호불호가 있을 것 같은데 필자같이 글을 쓰거나 코딩을 하는 사람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다.
글과 코딩은 많은 시간 동안 키보드를 두들기면서 글에 의미를 불어넣는 행위이다.
따지고 보면 코딩도 글짓기다. (문법에 맞게 글쓰는 일이다)
키보드의 소리가 나면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 이다. 요란한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주변에 소음에 민감한 사람이 있다면 불편해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청축은 소리도 크지만 그 딸각하는 소리와 촉감으로 손가락을 놀린다. 느낌이 날 정도까지만 누르기 때문에 손가락의 부담은 줄어든다. 다른 축을 사용해보지 못해서 세밀한 구분법은 모르겠지만 키를 때리는 느낌은 좋다.
이 키보드의 단점을 말하면 키캡에 한글 표시는 안써있다. 한글이 불편한 사람은 별도로 스티커를 구매해서 붙여야 할 것이다.
필자의 경우 처음엔 불편했는데 나중엔 감으로 외워서 치니까 속도가 빨라져서 좋다.
키보드에 한번 빠지게 되면 덕후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키보드와 생산성과는 무관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보면 타자를 오래 쳐야 하는 상황이면 어느정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번째는 손목의 건강을 위해서 이고 두번째는 개성과 멋에 따라서 구매를 할 것이다.
뜬금없지만 요새 오큘러스 퀴스트2가 나오면서 VR의 키보드 영상을 봤다. VR의 키보드는 모션 트랙커다... 전부 가상현실로 옮겨가더니 키보드도 합세하고 있다. IT 산업은 정말 심심할 날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