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레프킨의 엔트로피는 신기한 책이다.

첫째는 오늘날 세계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 환경오염 문제 등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쉬운말로 명쾌하게 하는 책은 거의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 책이 40년 전에 지금의 상황을 마치 투명한 병속을 바라보는 것 처럼 예언했다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40년이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서가에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엔트로피는 물리학에 관한 내용이지만 책은 일반인들을 위해 쓰여졌다. 아마 그가 바란 것은 세계의 지식인들 그리고 정치인과 경제인들이 읽기를 바랬던 것 같다.

엔트로피의 증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자원을 얼마나 사용할지 결정하는 이들의 의식에 변화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엔트로피라는게 벌써 어렵게 들리지만 제레미 리프킨 교수는 용어의 정의에 대하여 책의 첫장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표현한다.

열역학법칙에 대한 부분은 잠시 내려놓고

질서 -> 무질서
유용한 에너지 -> 무용한 에너지
쓸모있는 물질 -> 쓸모없는 물질

이렇게 정의를 한다.

이 엔트로피를 멋있게 인문학적으로 묘사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우리 모두는 이 세계의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 안다. 빅뱅으로 태어나서 팽창한 우주의 마지막 순간에 모든 에너지와 물질은 열평형 상태에 도달하여 엔트로피는 최대치에 달하고 우주는 정지할 것이다."

뭐 먼 미래이긴 하지만 태양도 핵분열이 끝나는날이 오고 다른 은하계 항성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현시대 인류가 모두 별의 물질로 돌아가고 수십억년 뒤가 되겠지만 인류도 우주도 확실히 멸망할 것을 입증하는 법칙이 바로 엔트로피라고 할 수 있다.

즉 인류도 우주도 영원한 번영은 없을 것이란 말이다.

대략 알고는 있었지만 엔트로피 법칙으로 이야기 하면 인류의 죽음이 확실히 와닿는다.

물론 레프킨 교수의 요지는 수십억년 뒤가 아니다. 인류는 그보다 더 빨리 아주 빨리 멸망할 것이라는 말을 직접하진 않지만 이창희 교수의 역주에는 모두가 버스를 타고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유를 한다.

버스는 지구이고 탑승객은 인류라는 것은 누가 봐도 명확해 보인다.

빌게이츠의 신간 서적에 의하면 이와 비슷한 위기가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올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사실 안타까운 것은 레프킨 교수의 예측과 뉴턴이후 기계론적 문명에 대한 통찰은 그대로 맞아 떨어지고 있다. 틀린 점은 석유가 20년뒤에 고갈될거라고 했는데 지금 40년 지났으니 그건 아닌 것 같다.

현재를 보면 그보다 더 심각한 내용이 많다.

환경오염 문제를 세계 지도자들이 중요시하는 것 같이 언론에 비추지만 레프킨의 기준에 의하면 전혀 도움이 안되는 짓이라고 한다. 적당히 환경문제를 조치하고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이런 흐름을 실용주의자 관점이라고 한다. 실용주의자들은 인류의 멸망을 막지 못할거라고 한다. 결국 그들이 부르짖는 것은 경제성장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다음으로 읽는 책은 빌게이츠의 신간 기후변화에 살아남는 법이란 책이다.

빌게이츠는 5년전 코로나 팬데믹을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데 기후변화와 코로나19 상황을 잘 연관지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빌게이츠의 방향성이 엔트로피와도 비슷하다.

그가 책에서 계속 이야기 하는 연간 510억톤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 환산량)가 줄어들지 않으면 인류는 이번 세기에 재앙을 맞이할 거라고 말한다.

게이츠의 이야기는 우리가 경험하는 일들이기에 흥미롭다. 기후변화의 위험을 욕조에 물을 틀어놓고 잠구지 않은 상태에 비유한다. 욕조에 물이 찰때까지는 그럭저럭 견딜만 하다. 그런데 욕조를 넘치는 순간 모든 곳에 물이 넘처 흐른다는 것이다.

마치 코로나19가 한순간 인류를 막아선 것과 같다.

우리는 마스크를 벗고 외출하는 것을 상상하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식당에서도 마음대로 앉을수도 없다. 언제부터 이렇게 살았었나?

어떻게 보면 코로나19는 앞으로 다가올 일들의 지극히 작은 전조였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직 빌게이츠의 책을 읽고 있지만 방향성은 레프킨 교수와 일치한다. 엔트로피를 줄여야 한다.

이 책은 모두에게 추천해줄 수 있는 책이다. 엔트로피도 코로나19처럼 어느순간 모두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존재기 때문이다.

다만 아무리 쉽게 썼다 하더라도 40년이나 된 책이고 내용이 개념적이라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또 인문계나 공대나 둘다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읽어 두면 확실하게 베이스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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